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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달동네 연탄 기다리는 사람들 이야기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14.09.30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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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달동네 연탄 기다리는 사람들 이야기

 

서민 연료 연탄 사용가구 증가세…사회적 관심 절실

(자료사진)
 

어느새 아침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찾아오는 가운데 연탄으로 겨울을 버텨야만 하는 집들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의 판자촌인 '104마을', 사인펜으로 거칠게 갈겨 쓴 주소가 적혀있는 나무 문을 두드리자 강아지가 먼저 반겼다.

 

지팡이를 짚고 나오느라 한참 뒤에야 문을 열어준 공 모(80) 할머니는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까지 아프고 감각이 없다""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발이 차고 시리다"고 말했다.

 

다리가 아파 바깥 출입도 못하는 할머니는 단풍이 오는 줄도 몰랐다. 시장에서 어르신들에게 무료 식사를 준대도 언감생심 나갈 수가 없었다.

 

"여름에도 다리가 시려서 두꺼운 양말을 신어보기도 하고, 덧버선을 신어보기도 했다""땀이 차서 줄줄 흘러도 발에 감각이 없어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물이나 포장지를 주워팔던 일도 못하게 되자 할머니는 "움직이지 않아 배도 덜 고프고, 돈도 없어서 하루 한 끼, 밥 두 숟가락으로 끼니를 때운다""남들이 돌아다니는 것만 봐도 부럽다"며 안타까워했다.

 

밤새 얼음장처럼 시린 다리를 주무르며 홀로 긴긴 겨울을 버텨야 하는 할머니는 "연탄을 때야 겨울에 살 수 있다"며 서울연탄은행이 나눠주는 연탄이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3학년 증손주를 키우느라 손에 물 마를 날 없는 같은 마을 유성남(83) 할머니도 연탄 없이는 겨울을 날 자신이 없다.

 

유 씨 할머니는 "들짐승이 돌아다니고 우물에서 물을 길을 때부터 천막을 치고 104마을에 살았다""집주인이 기름보일러를 바닥에 깔았지만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어 연탄난로를 쓴다"고 설명했다.

 

"겨울이면 외풍이 세서 수도가 얼어 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유 씨 할머니는 "연탄은행이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서 다닐 수 없을 때에도 연탄을 갖다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며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가구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과 서울연탄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집은 168473 가구에 달한다.

 

특히 이중 기초수급자 가구는 6만여 가구, 차상위계층 가수도 21,000여 가구로 대부분 저소득·소외계층이다.

 

더구나 2008년 이후 연탄을 쓰는 집이 계속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이번해에는 2011년에 비해 6.7%, 가구수로는 1만여 가구나 늘어났다.

 

이에 대해 연탄은행 측은 "고유가는 물론, 서민경제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저소득층과 영세노인 등 에너지 빈곤층은 연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2년 이후 정부는 연탄가구를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2008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연탄 쿠폰 사업을 위해 시도별로 연탄수급자를 취합하지만, 누락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연탄사용가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탄은행 임지영 과장은 "기업체의 연탄나눔 신청 현황을 보면 전년도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관심 가져주시고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연탄은행은 이번 해에도 오는 27일 오전 10, 104마을 공영주차장에서 연탄 나눔 재개식을 열고 이번 겨울 '사랑의 연탄 300만장'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가난하고 힘겨운 이들에게 더 가혹한 계절인 겨울, 우리들의 따듯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할 때이다.

 

 

 

2014-09-26 06:00

  김민재 기자 

원본출처http://www.nocutnews.co.kr/news/4094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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