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겨울철 '사랑의 연탄' 나눔
본격 시작
“35, 36, 37, 38...”
연탄을 세는 소리가 서울의 한 골목길에 울려퍼진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골목 길을 따라 봉사자들이 긴 행렬을 이루어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탄 한 장 한 장 넘겨주는 손길이 정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이번 봉사활동의 최연소 참가자인 14살 준호 군(천일중 1학년)은 책에서만 보던 연탄을 나르면서 함께 사는 세상의 의미를 배웠다.
임준호 군은 “서울에도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을 몰랐다"며, "앞으로 더 많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성내동에 위치한 오륜교회(김은호 담임목사)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송파구 거여동 판자촌 주민들에게 사랑의 연탄 나누기 봉사활동을 벌였다.
연탄 나눔행사에는 오륜교회 교인 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지역 동사무소에서 추천받은 저소득층 200가구에 연탄 3만 3천장과 쌀 200포를 전달했다.
김형구 장로(오륜교회)는 “교회에서 모아진 사랑의 헌금으로 연탄나눔 봉사활동에 나서게 됐다"며, "이 지역 자치단체를 통해서 추천을 받아 해마다 200가구에 연탄 200장과 쌀 20KG짜리 200포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 탓에 겨울철 난방 걱정이 많았던 독거노인들은 쪽방 옆에 연탄이 한 장 한 장 쌓여가는 모습을 보며 한시름 놓는다.
김영기(81세, 송파구 거여2동) 할아버지는 “곤란하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니까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좋다"며, 교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지난달 5일 연탄 나눔 활동을 재개한 밥상공동체 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내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연탄 300만 장을 전국 31개 지역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 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12만 장의 연탄을 나눴다고 밝혔다.
연탄은행은 또, 주말 마다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문의하는 교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교계의 나눔 활동은 올해도 줄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11월 11일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