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Y> 사랑의 연탄은행(1) <설 앞두고 연탄배달로 추위녹인 '연탄천사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땀
흘리니까 춥지도 않고 어른들 위해 좋은일 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해요"
19일 오전 10시부터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열린 ‘사랑의 명절 연탄데이' 행사에 참가한 박성준(12)군. 그는 이날 참가한 140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중 최연소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볼은 빨개졌다. 주위에서는 "천천히 하라. 무리하지 말아라"고 조언했지만 박군은 지게를 등에 지고 오르막길을 오르며 연탄을 날랐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연탄은행은 이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 27가구에 총 4천2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영상의 포근한 날씨 속에서 140여명의 ‘연탄천사'들은 하나같이 밝고 들뜬 표정으로 봉사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이 대학생이었고 친구들과 함께 온 중ㆍ고등학생들, 어머니와 함께 온 초등학생 봉사자도 눈에 띄었다.
성균관대 사회과학대에 재학중인 신선주(20.여)씨는 "동아리 사람들 5명과 함께 참가했다. 연탄 봉사활동은 처음인데 실수로 떨어뜨릴까봐 걱정이다"라며 웃었다.
주민들은 매년 연탄천사들의 선행 덕분에 따듯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다며 연거푸 고마움을 표했다.
주민 김점례(67.여)씨는 "여기 사는 사람들은 비싼 석유 대신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데 200장 오면 한달쯤 버틸 수 있다"며 "도움을 어떤 식으로라도 갚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사랑의 명절, 연탄데이' 행사는 2008년부터 매년 진행됐으며 이날 행사는 봉사에 참가한 개인과 단체가 후원한 280만원(연탄 5천600장)으로 마련됐다.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는 "명절을 앞두고 외롭게 지내실 어른들을 위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제는 봉사활동에 초등학생들도 많이 온다. 봉사자들의 따듯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