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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아이콘, 미담상품 연탄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13.08.21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901
 
 "미담상품" 연탄
 
 
                                 
 
연탄은 한국형 압축성장의 상징이다.
1950년대 들어 쌀과 함께 `2대 생필품'으로 꼽힐 만큼 한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연탄이 대중 연료로 정착한 것은 한국전쟁 중인 1952년 정부가 보급하면서부터다. 신문에는 홍보기사도 등장했다.
 
소설가 박완서는 `50년대 서울 거리'라는 글에서 “부엌에서 온종일 물이 끓고 필요할 때면 언제나 불을 쓸 수 있는 연탄아궁이는 나일론 양말 못지않은 복음”이라고 했다.
 
▼ 정부는 아궁이 개조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연탄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연탄 가격이 폭등하자 무연탄 증산에 나섰다. 연탄 공화국이었다. 최대 탄광도시 태백은 한때 “지나가는 개들도 1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간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 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수많은 탄광이 문을 닫았다. 이젠 정주 기반이 무너진 잿빛 도시를 살리려는 절규가 이어진다. 석유 공화국으로 변해갔다.
 
▼ 연탄은 `추억 상품'이다. 연탄 한 장으로 훈훈하던 시절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되자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광산 개발이 `제2의 광업 르네상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동시에 연탄은 `미담상품'이다. 소외계층에 온정을 나누는 새로운 시민운동으로 떠올랐다. “연탄 한 장의 온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도 나왔다. 20세기의 연탄은 21세기에도 꺼지지 않고 있다.
 
 ▼ 밥상공동체와 연탄은행이 해외 1호점을 냈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 연탄은행을 만들고 `연탄 1장의 기적' 배달에 나섰다. 연탄 1장 360원의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이다.
뜨거운 열정도 없이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우리의 허위의식을 질타하는 듯하다. 연탄은 이웃사랑의 새로운 아이콘이다.
  
2011.10.18 <강원일보>장기영논설위원·kyjang3276@kwnews.co.kr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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