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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3.65㎏ 연탄에 실은 36.5도… 중3 아이도 비탈길 함께 올라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6.10.12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34
26.10.12.(월) / 국민일보 / 김용현 기자

연탄은행 ‘2026-2027 재개식’
연탄값·배달비↑공장은 멀어져
“이웃 위해 1500만장 필요”



서울 서대문구 개미마을에서 반세기 넘게 연탄으로 겨울을 난 정천수(86) 어르신의 집에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가 들어섰다. 허 대표가 들여다본 5년 된 연탄보일러는 겉보기엔 새것처럼
깨끗했지만, 독한 연탄가스에 속이 삭아 지금은 고장 난 상태다. 정 어르신은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고쳐야 올겨울을 날 수 있다”
고 걱정했다.

정 어르신이 한 번에 받는 연탄은 150장이다. 제대로 때려면 더 많은 양이 필요하지만 하루 9장 남짓으로
아끼고, 모자라면 그만큼 춥게 지낸다. “조금 주면 조금 때는 거지. 추우면 옷 하나 더 껴입고 참아야지.”
그래도 그는 “옛날엔 양말을 세 켤레씩 신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밥을 먹었다”며 “연탄은행이 생기고부터
걱정을 덜었는데, 연탄은행이 없어지면 어떡하나 싶다”
고 말했다.



10일 오전 개미마을에서는 연탄은행의 ‘2026-2027 재개식’이 열렸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연탄 6만장을 내놓는 등 후원이 이어졌고,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와 강정애 전 국가보훈부 장관,
배우 정애리씨 등 150여명이 참석
했다. 참석자들은 가파른 골목에 한 줄로 늘어서 연탄 4000장을 날랐다.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5㎏. 연탄이 한 사람의 손을 거칠 때마다 36.5도의 체온도 함께 건너갔다.

연탄을 나르는 줄에는 중학교 3학년 김건욱(15)군도 있었다.
세 살 때 어머니를 따라 처음 이 골목에 온 뒤 올해로 13년째다.
김군은 “다른 사람을 어느 정도 도우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언젠가는 도움을 받게 될 테니까요”라고 했다.
어른이 된 뒤에도 계속할 거냐는 물음에는 “그땐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와야죠”라고 답했다.




배달을 마친 봉사자들에게는 한신우동이 푸드트럭에서 우동 200인분을 대접했다.
공호식 한신우동 대표는 지난해 연탄은행 활동을 보고 먼저 연락해 지난 9월 협약을 맺었고,
이날 연탄 1000장도 후원했다. 그는 “봉사자분들이 어묵 하나에 국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을 봤다”
며 “연탄도 우동도 겨울에 찾게 되는 것이라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면 든든하시겠다
싶었다”
고 말했다. 한신우동은 앞으로 휴게소 사업 매출의 1%를 연탄나눔 봉사에 쓸 계획이다.

7년째 연탄을 나르고 있는 강승연(44)씨는 이날 아들과 함께 왔다. 강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가끔 제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며 “이 일을 하고 나면 어딘가에 도움이
된다는 게 참 기분 좋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도 어릴 때부터 봉사하며 자랐으면 한다”고 했다.

연탄은행은 올해 목표를 지난해의 세 배인 1500만장으로 잡았다.
서울 이문동 연탄공장이문을 닫고 보조금까지 깎이면서 장당 900원이던 연탄값은 1000원이 됐다.
허 대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르신들에게는 연탄이 필요한 상황으로 몰렸다”며
“여러분의 따뜻한 몸으로 그분들의 겨울을 데워주는, 보이지 않는 천사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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