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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국가를 위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추석 맞아 홀몸 유공자에 '따뜻한 한끼'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6.09.23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47
26.09.23.(수) / 조선일보 / 한영원 기자


 

“충성!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국가 유공자 60여 명이 모였다.
하나같이 ‘국가 유공자’ ‘6·25 참전 유공자’라고 적힌 각양각색의 모자를 쓴 차림이었다.
일부는 베이지색 국가 유공자 제복을 입고 오기도 했다.

이날은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서울연탄은행과 국가보훈부가 명절을 앞두고 홀로 사는
국가 유공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따뜻한 한끼’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세 번째다.
이날 준비된 메뉴는 잡곡밥, 황태국, 돼지갈비찜, 배추김치 등이었다.

월남전 참전 용사 조모(85)씨는 1969년부터 2년간 월남전에 수송병으로 참전했다.
조씨는 따뜻한 황태국을 들며 “월남전이 없었으면 지금의 우리나라가 없으니 스스로
느끼는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며 “명절 내내 집에만 있어야 할 판이었는데 이렇게
전우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이분들이 어디서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우리를 이렇게 챙겨주니 감사하다”고 했다.

1966년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정극로(83)씨는 식판에 담긴 돼지갈비찜을 젓가락으로
들어 보이며 “우리 말고도 챙길 사람이 많을 텐데 참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정씨는
월남전 당시 통신 지원부에서 일했다. 귀국 후에는 직업 군인으로 일하며 나라를 지켰다.
아내와 둘이 사는 정씨는 요즘은 편지봉투 아르바이트로 월 25만원을 번다.



6·25 참전 용사인 김원식(95)씨는 이날 ‘6·25 참전 유공자’라고 적힌 하얀색 모자에 네이비색
자켓을 곱게 차려입고 왔다. 김씨는 70년도 더 된 일지만 아직도 전장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한번은 허리에 총상을 입었는데 구하러 올 사람이 없어 일주일 간 같은 자리에 누워 있었던 적도
있다고 했다. “그 전쟁에 참전하고도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게 감사하다”는 김씨의 지팡이에는
‘육군 330514 김원식 A’라고 새겨진 군번줄이 아직도 걸려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독립유공자 김온순 열사의 3대 후손인 김 스베틀라나 레오니도브나(57)씨도 참석했다.
고려인으로 키르기스스탄에서 지내온 스베틀라나씨는 지난 15일 입국했다. 이날 식사에 앞서 마이크를
든 그는 “저희 조상들도 한국에 큰 기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며 “고려인들이 호국 여러분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스베틀라나씨의 말에 일부 참전 용사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물을 훔쳤다.

서울연탄은행 허기복 대표는 “그 어떤 선물보다 어르신들께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따뜻한 눈맞춤의 시간”이라며 “이 따뜻한 동행이 이번 밥상 나눔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훈훈한 보훈 문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보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홀로 사는 보훈 대상자 수는 16만4228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65세 이상 고령이지만, 보훈부가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인 ‘보훈재가서비스’를 받고 있는 인원은
5630명(3.4%)으로 10명 중 3명 수준에 불과하다. 보훈부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 유공자 고독사 위험·의심군이 총 7036명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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