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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물가,코로나에 '식어 가는 연탄불'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2.10.19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201

물가·코로나에 '식어 가는 연탄불'

2022. 10. 19 / 부산일보 / 나웅기기자


부산연탄은행 배달 예년보다 10만 장 줄 듯

가격 장당 1200원 육박 기부 물량 줄어

코로나 여파로 배달 봉사자까지 감소

날도 추워지는데 주거 취약층 더 쌀쌀


부산 서구 아미동 고지대 주택가에서 19일 부산 서부경찰서 직원들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서구 아미동 고지대 주택가에서 19일 부산 서부경찰서 직원들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밤에는 손발이 시려 잠을 자기 힘들 정도입니다.”

 

부산 서구 아미동 비석마을 주민 박기덕(80) 씨가 이번 겨울을 걱정하며 말했다. 박 씨는 매년 연탄에 의지해 겨울을 난다. 제대로 닫히지 않는 미닫이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은 2평 남짓한 박 씨의 방을 계속 맴돌아 냉골을 만든다. 약값과 생활비로 연금을 소진하는 그에게 기름·가스보일러는 언감생심이다. 그의 겨울밤은 남들보다 더 빠르고 차갑게 다가온다. 박 씨는 해마다 부산연탄은행에서 연탄을 받아 따뜻하게 겨울을 보냈다올해 추위가 일찍 찾아와 연탄 사용 기간이 늘어나면 연탄을 금방 소진할까 봐 벌써 걱정이다고 말했다부산에 때 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주거 취약계층의 혹독한 겨울나기가 예상된다. 물가 상승에 연탄 가격마저 올라 기부 규모는 줄어드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초겨울 날씨로 연탄 사용 기간은 길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연탄 나눔에 의존하는 고령층이나 주거 취약층이 올해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어려울 전망이다19일 오전 10시 서구 아미동 비석마을. ()부산연탄은행과 서부경찰서 직원 30여 명이 아미동 고령층 15가구에 연탄 1500장을 전달하는 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한 장에 3.65kg인 연탄을 6장씩 어깨에 짊어지고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아미동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오가며 배달했다. 주민들은 잊지 않고 찾아와 줘 고맙다고 활짝 웃으며 이들을 반겼다. 1시간 30분 동안 비석마을에는 따뜻한 정이 오갔다아미동 비석마을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이상재(72) 씨는 평소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왔는데 연탄이 없어 난감했다이에 맞춰 단체에서 연탄을 제공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때 이른 추위에 부산 연탄 배달 봉사도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됐다. ()부산연탄은행은 매년 11월 연탄 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연탄을 사용하는 고령층과 주거 취약층이 추위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이달 중순부터 연탄 나눔에 나섰다갑자기 찾아온 쌀쌀한 날씨에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주거 취약층계층은 올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가 고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이 끊겼고 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 여파로 연탄 가격마저 올랐기 때문이다. ()부산연탄은행에 따르면 2020년 연탄 가격은 700원이었으나 올해는 850원까지 올랐다. 업체에 배달까지 맡긴다면 연탄 한 장 값은 1200원으로까지 상승한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올해 연탄 기부 규모는 예년보다 10만 장가량 줄어든 20만 장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이전 한해 약 8000명의 봉사자들이 ()부산연탄은행과 함께했으나 지난해 3000여 명까지 그 수가 줄었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봉사자뿐만 아니라 연탄 기부도 줄었는데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긴 힘들어 보여 걱정이다고 말했다신라대 사회복지학부 손지현 교수는 연탄 사용 가구는 대체로 취약계층이 많고 이들은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이들이 개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온열 매트 등 월동 용품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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