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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일보] "더워도 전기세 무서워" 벌벌 떠는 취약계층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2.07.05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408

"더워도 전기세 무서워" 벌벌 떠는 취약계층

2022. 07. 05 / 전라일보 / 조은우기자


무더위가 계속 이어진 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일원에서 한 어르신이 부채와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푹푹 찌는 날씨가 언제 끝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전기요금 때문에 선풍기 틀기도 무섭습니다전북지역 에너지 취약계층의 힘겨운 여름나기가 시작됐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치솟는 생활물가 감당도 버거운 상황에서 냉방기 사용은 언감생심이라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4일 오전 전북 전주시 서완산동의 한 골목으로 들어서자 가파르게 경사진 길과 100여 개가 넘는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불볕더위에 달궈진 집에서 나와 그늘진 길가에 앉아있는 노인들도 더러 보였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좁은 집보다는 햇볕이 내리쬐는 길가가 더 시원한 탓이다.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나 연신 부채질했지만, 소용이 없는 날씨였다.

 

수여 분을 오르자 최모(94)할머니의 집에 들어설 수 있었다. 최 할머니는 몸만 겨우 누일 수 있는 3평 남짓한 방에 홀로 앉아 현관문을 열고 달달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를 마주 보고 있었다. 창문조차 없어 통풍이 되지 않아 집에 들어서자마자 찜질방에 들어선 것처럼 숨이 턱 막혔고 할머니는 지친 기색으로 무더위와 홀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최 할머니는 올해는 온몸에 땀띠가 날 지경이라면서 에어컨을 튼 무더위 쉼터에 가고 싶어도 다리가 불편해 저 많은 계단을 갈 엄두도 안 나고 무엇보다 집 주변에 쉼터도 없다라고 토로했다.할머니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이달부터 갑자기 오른 전기세다. 에어컨은 애초에 엄두도 못 냈지만, 선풍기마저도 맘 놓고 틀 수 없게 됐다. 그는 오래된 에어컨 한 대가 있지만 비싼 전기요금이 걱정돼 틀지 못한다라면서 집에 있는 선풍기도 쪄 죽겠다 싶어서 엊그제 켰다고 말했다.할머니를 3년째 보살피고 있는 요양보호사 신모(72)씨는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도시락이나 간식거리가 너무 적고 불규칙해 할머니께서 못 챙겨 드시는 일도 허다하다먹을 게 없어 김치에 밥만 달랑 드시니 영양부족으로 인한 어지럼 증세가 심하시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솔직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할머니에게 들어오는 지원금도 전기세 등 물가상승으로 인해 모자라다변변찮은 할머니 집에 텔레비전 유선 설치 및 간식거리를 사비로 챙겨드리지만, 이 역시 할머니께는 부족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선풍기 한 대 없이 여름을 보내는 가정이 아직도 주변에 많이 있다면서 이웃과 봉사자들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전했다한편 전주연탄은행은 7년째 전북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선풍기를 전달해왔고 올해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180대를 전달했으며 120대를 추가로 전달할 예정이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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