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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연탄 200장으로 겨울나기... 후원 줄어 더 추운 쪽방촌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1.11.26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258

연탄 200장으로 겨울나기... 후원 줄어 더 추운 쪽방촌

2021. 11. 26 / 아시아경제 / 송승윤 기자


하루 5장 사용 두세달이면 끝

대부분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자원봉사 전무·후원도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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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림동 한 쪽방촌의 모습./사진=김영원 인턴기자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쪽방촌에서 거주하고 있는 박순덕씨(82·)의 옷차림은 이미 한겨울이다. 집에서도 외투와 양말을 여러 장 껴입지 않으면 추위를 견딜 수 없다. 박씨를 만난 지난 23일은 올 들어 처음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이었다. 박씨의 집은 연탄으로 난방을 한다. 사흘 전 노령연금을 받아 산 연탄 200장으로는 두세 달 버틴다. 연탄 후원을 신청했지만 기약이 없다. 집 창문 곳곳엔 찬바람을 막기 위해 스티로폼과 종이패널 등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박씨는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비가 새기도 해 여기저기에 이런 걸 붙여뒀다"면서 "전기장판만으로 난방을 하긴 너무 추워 연탄을 사긴 했는데 다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쪽방촌 거주자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기초수급자인 데다가 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겨울엔 마땅한 일자리 구하기조차 어렵다. 연탄값은 현재 800원으로 하루 평균 5장을 쓴다고 계산하면 난방비만 하루 4000원꼴이다. 이에 더해 월세에 식비, 생활비까지 내려면 30~50만원 수준의 수급비론 빠듯한 수준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사람들은 폐지를 주워 근근이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어 거동이 어려운 이들도 적지 않다.

 

한 번 꺼지면 되살리기 어려운 연탄불처럼 한 번 식은 온정의 손길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17256명에 달했던 자원 봉사자들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6254명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올해는 단체 봉사활동이 사실상 전무했다. 연탄 후원 역시 후원이 집중되는 9~11월 기준 201985만장에서 202047만장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도 목표치인 250만장에 도달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탄소중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으로 연탄을 기부하는 기업의 손길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재단은 국내 연탄 난방 가정을 81721명 규모로 추산한다. 대부분이 열악한 생활환경에 처한 가정이다. 허기복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맞아 주변을 돌아보는 분이 많아지면 후원과 봉사도 정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800원짜리 연탄 한 장이 누군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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