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이웃들을 지켜주세요"...연탄은행의 호소
2020.09.10 / 한국일보 / 김인규 기자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월부터 연탄기부가 크게 줄어들자 도움을 호소했다.
사진은 텅 빈 연탄은행 창고의 모습.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제공.
강원 원주시에서 볼펜을 조립하는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김모(79) 할머니. 김 할머니는 세상을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야속하기만 하다. 몹쓸 전염병이 부른 경기침체로 부업이 끊겨 생계가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엔 하루 세끼 꼬박 챙겨 먹는 것도 사치라 여겨질 정도"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노점상을 하며 근근이 버티던 노모(79) 할아버지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으로 손님이 뚝 끊어진 탓이다. 노인에겐 유독 매서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사회복지 단체 등의 도움이 없으면 겨울을 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취약계층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으나 이들을 돕는 온정의 손길이 크게 줄었다.
10일 원주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연탄기부는 93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4만장)에 비해 90만장 이상 줄었다. 연탄은행은 전국 2만여 가구가 겨울을 나려면 250만장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자원봉사자도 52% 감소했다.
이 상태론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지원할 연탄이 크게 부족할 것이란 게 연탄은행의 하소연이다. 허기복 대표는 "연탄을 나누기 시작한 22년 동안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부가 크게 줄면서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12일 예정했던 '연탄은행 재개식'을 뒤로 미뤘다. 허 대표는 긴급 호소문을 통해 "연탄 4장이면 어르신들이 온종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며 "달동네를 비롯해 소외된 곳에 온정의 불을 지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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