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복 "자고 일어나니 오른 연탄값…답변 없는 청와대"
2019.01.25 / cpbcNews / 김혜영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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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연탄은행 홈페이지 |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
[주요 발언]
"연탄 한 장에 800원, 배달료 포함하면 900원"
"한 달에 2만원씩 더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
"연탄값 인상할 때마다 명분 달라져"
"청와대에 편지 전달했지만 답변 받지 못해"
"연탄값 기습 인상, 의견 들은 적 없어"
[인터뷰 전문]
연탄이 금탄이 되었습니다.
연탄값이 최근 3년 동안 50%나 올랐기 때문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은 더없이 소중한 난방 연료인데요.
2020년에 정부의 보조금마저 없어지면
연탄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전망입니다.
급기야 연탄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연탄값 인상에 반대하는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네요.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연탄을 나눠주고 있는 단체죠.
연탄은행전국협의회 허기복 회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십니까?
▷ 연탄값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연탄 1장에 정확히 얼마인가요?
▶ 소비자 가격으로 800원 하고 있고요. 또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이 대개 고지대 달동네이고 도시 빈민 지역이다 보니까 배달료를 포함하면 900원 이상 호가하고 있어서 금탄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지고 있는 겁니다.
▷ 겨울을 나려면 얼마 정도가 드는 겁니까?
▶ 월 150장 정도 필요하고요. 연탄을 사용하는 시기가 10월부터 다음해 4월에서 7개월이기 때문에, 한겨울을 나는데 가정당 1050장 정도가 필요합니다.
▷ 그러면 돈이 얼마가 되는 거죠?
▶ 한 달에 150장 정도 소요돼서 예를 들어서 평균 가격 800원만 해도 대략 12만 원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월 갑자기 2만 원 이상 부담이 따르니까 연탄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어렵다고 호소를 하고 계시는 겁니다.
▷ 연탄값이 올해 또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부의 보조금 폐지 여파인가요?
▶ 네. 정부에서는 연탄이 화석연료이고 그래서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해왔는데요. 물론 정부는 정부대로 고민이 있겠지만, 연탄값을 인상할 때마다 명분이 달라져서 이상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그러면 화석연료 이것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일단은 연탄값을 처음에 인상할 때는 무연탄 수급 불균형 때문에 연탄값을 인상했다고 했다가, 2013년도에는 공기업의 만성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연탄값을 거기에다가 부담시키기도 했고, 최근에 와서는 G20 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하니까 인상을 하겠다고 나오기 때문에 연탄값 인상할 때마다 내용이 달라져서 ‘국민들이 이게 어떻게 되는 거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 이유가 계속 달라졌네요.
▶ 네. 계속 달라져 왔죠.
▷ 그런데 연탄을 때고 싶어서 때는 게 아니잖아요. 형편이 어려우신 분이 많은데, 연탄값 인상이 부담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뭐라고들 하시나요?
▶ 일단 중요한 것은 연탄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어느 분이냐 이건데요.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의 평균 연령이 80이 넘고요. 이분들의 월소득이 30만 원 미만이고 노인성 질환으로 어렵게 지내고 약도 드시기 때문에, 마땅히 일 할 거리가 없거든요. 그런데 월소득이 30만 원 미만인데 한 달 난방으로 연탄하는데 10만 원 이상의 난방비를 부담한다는 것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어렵거든요.
▷ 너무 많이 들어가는 거네요.
▶ 그렇죠. 그래서 정부는 정부대로의 어려움이 있다고 쳐도 현실이 이렇고, 한 때는 연탄값을 인상할 때 현재의 집권당인 민주당이 ‘연탄은 민심이다’ 라고 발표를 했는데 정말 연탄은 민심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감안해주십사 하는 이야기입니다.
▷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어르신들이 연탄값 인상 때문에 청와대에 편지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편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 일단은 저도 그 편지를 보고 굉장히 가슴이 좀 아팠어요. 왜냐하면 ‘누구는 기름을 땔 줄 몰라서 안 때냐. 돈이 없어서 기름을 땔 수가 없다. 기름은 한 달에 40만 원 이상 드는데, 이 혹한에 우리 같이 일자리도 없고 돈이 없는 늙은이들이 어떻게 기름을 땔 수 있겠느냐. 그래서 연탄은 화석연료라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연탄 때는 우리가 죄인된 심정이다. 그러나 돈이 없으니 어떡하냐. 아무리 외쳐도 대답이 없어서 그 편지를 써서 연탄은행이라도 이 이야기를 해줘야 되지 않느냐’ 이런 말씀을 하셔서 저희들은 할 줄도 모르지만, 연탄을 사용하는 전국의 14만 가구를 열심히 전달을 하겠다고 하지만 현재는 역부족입니다.
▷ 청와대의 답변은 아직 못 받으신 거죠?
▶ 청와대가 아직 답변이 없었고요. 사실은 연탄가격을 2017년에 인상을 할 때도 어르신들이 청와대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어렵다. 지금 힘들다. 그런데 편지를 받았다는 답변도 없고,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도 없었고. 금년에도 한 달 이상 전국의 연탄은행에서 봉사하는 대표들이 포항에서 올라오고, 상주에서 올라오고, 저 멀리 부산에서 올라와서 어르신들이 아픈 목소리로 청와대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현재는 너무 고민을 하고 계신지 답변이 없습니다.
▷ 연탄은행이 파악한 월소득 25만 원 미만 절대빈곤층이 10만 가구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산업통상자원부는 6만 4천 명으로 산정하고 있더라고요. 차이가 왜 이렇게 많이 나는 겁니까?
▶ 저희는 정부가 제대로 파악을 못 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연탄은행이 전문적인 기관은 아닙니다만, 2년에 한 번씩 연탄가구를 조사하고요. 연탄가구를 조사를 하면서 저희는 14만 가구가 나왔거든요. 그래서 14만 가구에서 연탄을 지원해야 한겨울을 날 수 있는 절대빈곤층이 10만 가구인데, 정부에서 그것을 감안해서 쿠폰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쿠폰 지원에서 탈락된 가구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런 문제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것이 해소가 되는데, 연탄값을 인상할 때마다 한 번도 민주적인 공청회라든지 어른들의 아픔을 한 번 듣는다든지 이런 과정이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인상을 하다가 사실은 이번에 충격적인 것은 어땠냐면 원래 연탄가격을 인상을 할 때는 한 달 정도라도 고시를 하고 연탄가격 인상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인상할 때는 한밤중에 연탄값을 기습 인상을 해서, 자고 나니까 연탄이 1장당 100원 이상 올라서 어르신들이 ‘이것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이 얼마 되지 않아서 무시하는 게 아니냐’. 그래서 이번에 우리의 목소리는 우리가 내겠다고 하셨는데 저희들이 대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올렸습니다만, 연탄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핸드폰도 잘 사용하지도 못 하시고. 그러다 보니까 청원에 그 피맺힌 목소리로 전달했는데 겨우 2천 명 조금 넘어서 청와대의 답변을 못 받아가지고 저희가 릴레이를 하면서 전국적으로 서명을 거의 6만 명 가까이 받았고요. 어르신들도 이 동절기 너무 춥다. 우리의 목소리를 우리가 내겠다고 해서 청와대 앞까지 오셔서 편지를 읽으시고 그래서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 청와대 청원 게시판도 SNS하고 연동이 돼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자한테 더 익숙한 구조로 되어 있잖아요.
▶ 네, 그렇습니다.
▷ 그러면 연탄은행이 파악한 절대빈곤층 10만 가구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파악한 6만 4천 명을 빼면, 3만 6천 명은 정부가 지원하는 연탄쿠폰을 받지 못하는 겁니까?
▶ 네, 현재는 못 받고 있고요. 사실 연탄쿠폰이 연탄가격 인상 차액만큼 지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금액으로 연탄을 구매할 수 있는 양이 대략 400장에서 500장이거든요. 그럼 한겨울 나는데 대략 1050장이 필요하면 정부에서 지원되는 쿠폰으로는 600장 이상이 부족하다 보니까, 겨울을 나는데 600장 이상 연탄가격을 인상이 되어서 구매를 하려고 하니까 어르신들이 어려워서 연탄쿠폰으로는 겨울을 나는데 정말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니까. 어르신들이 무조건 ‘도와달라. 우리 죽겠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이렇게 되는데 이런 점을 감안해 달라고 하는 것이지. 어르신들이 무슨 진영 논리를 알겠습니까? 정치를 제대로 말씀을 하십니까? 힘들어도 참는 어르신들이신데, 이런 점은 깊이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말씀을 들어보니까 연탄값 인상도 어려움이 있지만 과정상의 문제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연탄은행이 저소득층한테 기부 받은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고 계시잖아요. 지원 대상은 어떻게 선정하십니까?
▶ 저희는 연탄봉사자들하고 연탄활동가들, 연탄은행에 10년 이상 같이 활동을 했던 분들이 전국적으로 연탄은행이 31개 지역이 있어서, 31개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동네 방방곡곡 다니면서 한여름에 제주도까지 가서 연탄값을 조사하고요. 연탄조사를 하면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기름을 때시다가 생활이 너무 어려워서 갑자기 연탄난로를 놓으시는 분도 계시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틈새가 발견되지 못하다 보니까 정부의 수치하고 연탄은행에서 말하는 수치가 다른 건데요. 그런 것은 금세 조사해보면 나오는 겁니다.
▷ 연탄은행 덕분에 무료로 연탄을 마련한 분들 많이 좋아하시죠?
▶ 그렇죠. 어르신들은 정부에서 연탄가격을 너무 올려서 금탄이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을 돌봐주는 이 연탄이야말로 진짜 우리를 위한 금탄인데 이상하게 금탄이 됐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면서 한 번은 제 손을 잡고 놓지 않으면서 눈물을 흘리시는데 그 눈물이 참 너무 뜨거워서, 우리 어르신들의 삶이 얼마나 애처롭고 힘든가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 연탄 기부는 꾸준히 들어오는 편입니까?
▶ 연탄 후원은 현재 장당 800원씩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만, 12월까지 후원이 집중되다가요. 1월 되면 한 해가 바뀌니까. 또 지금 연탄을 사용하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1월, 2월 연탄 때는 걸로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연탄은 12월에 후원이 되다가 1월부터는 서서히 줄어들면서 2~4월까지는 후원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나마 2~4월은 연탄 보릿고개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 연탄값 상승이 부담스러운 저소득층을 위해서 연탄값 동결이나 영업용 연탄과 이원제 도입 얘기도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저희들이 생각을 해보니까요. 연탄으로 난방하는 가구는 연탄가격을 동결하고, 연탄으로 죄송한 표현입니다만 장사하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분들도 어렵다고 많이 호소를 하시긴 하지만, 어쨌든 연탄으로 난방하는 어려운 절대빈곤층에게는 연탄가격을 동결해주십사 하는 연탄가격 이원제를 말씀을 해드린 것이고요. 대개 연탄으로 난방하시는 분들은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소득이 없기 때문에 연탄을 몇 백 장 한꺼번에 시킬 수도 없어요 도저히. 그러니까 연탄으로 난방하는 분들은 쉽게 파악이 되기 때문에 그런 가정에는 연탄값을 동결을 해달라고 합리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지, 무조건 연탄값을 올렸으니 못 살겠다 이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 연탄값 인상에 반대하는 1인 시위 오늘도 계속 하시는 거죠?
▶ 지금도 준비하고 있고요. 오늘은 제천 지역의 대표들과 활동가들이 올라와서 10시부터 5시까지 연탄가격 동결을 위한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고요. 1월 31일까지 이어지면서, 현재는 1인 시위 릴레이에 전국에 활동하는 분들이 거의 700명 이상 함께 참여를 해서 힘을 실어주고 있고요. 1월 31일날 마치는 11시에는 연탄은행 전국대표들이 모여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연탄값 인상 동결을 마지막까지 피맺힌 절규로 외쳐볼까 합니다.
▷ 지금까지 연탄은행전국협의회 허기복 회장과 연탄값 인상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아무쪼록 잘 의견도 전달이 되고 해결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인터뷰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