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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원이 선물하는 6시간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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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원이 선물하는 6시간

2018.12.28 / 카톨릭평화방송 / 도재진기자

▲ 자원봉사자들이 지게에 연탄을 싣고 있다.

[앵커] 밝고 따뜻한 뉴스를 전해드리는 코너죠. 

<도재진 기자의 심쿵뉴스> 시간입니다. 

오늘도 따끈한 미담의 현장으로 가볼까요. 

도 기자가 어서 오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나요? 

[기자] 네, 먼저 키워드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3.65, 36.5, 365입니다. 


[앵커] 무슨 숫자들이죠? 

[기자] 네, 연탄 한 장 무게가 3.65킬로그램입니다. 

사람의 체온은 36.5도잖아요. 1년은 365일이고요. 

매년 연탄으로 마음을 나누는 현장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오늘 연탄 이야기군요? 

[기자] 네, 요즘은 연탄을 때는 분들이 그렇게 많진 않은데요. 

그래도 여전히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노원구에 있는 백사마을 주민들입니다. 

앞서 중계양업본당 신자들이 백사마을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공교롭게도 성탄절에 백사마을을 또다시 방문하게 됐습니다. 

왜 또 갔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연탄은행은 평소에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서울 전역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는데요. 
올해 성탄절에 연탄을 나눈 지역은 백사마을이었습니다.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낮고 힘없고 소외된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 하늘의 기쁜 구원의 소식을 갖고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의 의미, 그래서 어렵고 힘들게 지내는 분들한테 아기 예수님의 성탄의 기쁜 소식도 좀 나누면서 거기에 연탄을 함께 나누면서 따뜻한 온기를 전해가지고." 


[앵커] 서울에 연탄을 사용하는 집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2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데요. 

서울에만 3천 가구 정도 된다고 합니다. 

백사마을 6백 가구를 포함해 상계3동과 4동, 성북동, 제기동 등 서울 북쪽에 많고요. 

전국적으로는 14만 가구가 연탄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아무래도 형편이 빠듯한 분들이 연탄을 사용하시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겨울을 보내려면 기름은 두 드럼 정도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4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연탄은 한 달에 150장 정도, 10만원이면 가능합니다. 

기름 가격의 4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니까요. 

취약계층이 연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특히 산 아랫동네는 기온이 더 낮은데요. 

백사마을만 해도 늦가을인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연탄으로 난방을 한다고 합니다.

1년에 절반은 연탄을 때는 셈이죠. 


[앵커] 연탄을 모든 가구에 다 지원하는 건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먼저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를 조사하고요. 

소득수준과 주거환경에 따라 연탄을 꼭 지원해야 하는 가구를 선정합니다. 

백사마을에서 연탄을 지원받는 가구는 전체 600가구 중에 450가구입니다. 

서울 전역에선 2천 4백 가구에 연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구마다 일일이 조사하는 것도 일이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탄을 사용하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전부 확인합니다. 

한 달 난방을 하려면 연탄 150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무조건 150장을 전달하는 건 아니고요. 

연탄이 떨어진 곳을 우선 지원한다고 합니다. 


[앵커]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 걸까요. 연탄 후원이 많이 줄었다면서요? 

[기자] 네, 특히 기업 후원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허기복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요즘 경기도 참 어렵고 기업들도 많이 위축됐고 해서 안하겠다는 말은 없는데 기다려달라고 하는 기업들이 좀 많아요. 그래서 전화도 하고 찾아뵙기도 하는데 현재는 한 해 전보다 30~35% 정도 감소해가지고.“ 

허기복 대표는 개인 후원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다행히 개인 후원은 줄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 수도 여전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연탄 한 장을 때면 온기가 얼마나 가나요? 

[기자] 연탄 한 장으로 6시간 동안 방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 장에 800원이니까요. 

800원으로 누리는 따뜻함, 정말 가치 있지 않습니까? 


[앵커] 연탄 이야기만 실컷 했는데, 이제 연탄 나눔 현장으로 가볼까요? 

[기자] 네, 성탄절 당일에 연탄 배달 봉사 신청자가 3백 명이었습니다. 

9백 명 이상이 지원해서 경쟁률이 3대 1이었다고 합니다. 

커피 봉사를 하는 사람, 떡볶이 봉사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날씨가 정말 추웠는데요. 

다들 추운 기색은 커녕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더라고요. 

한 가지 재밌는 건, 연탄이 묻을까봐 그랬는지 다들 검은색 옷을 입고 왔다는 사실입니다. 

참, 이날 봉사자들이 만 원씩 후원도 했습니다. 


[앵커] 도 기자도 연탄 배달을 같이 했나요? 

[기자] 저도 마음을 먹고 갔는데요. 

봉사자들이 너무 많아서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옆에서 따라다니며 연탄을 배달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요.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도 있더라고요. 

어른들은 지게를 지고 연탄을 배달하는데, 아이들은 지게를 질 수 없으니까 연탄 한 장을 두 손에 꼭 쥐고 배달했습니다. 

아이들이 조그만 손으로 연탄을 나르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했습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춥지 않아요?) 안 추운데요. 괜찮아요.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집에서 안 쉬고 놀러 안가고 연탄 배달 하니까 어때요?) 재밌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시는 거 보니까 어때요?) 살짝 힘들어 보여요. 힘드신 것 같아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겨울에 어떻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잘 사시면 좋겠어요. 따뜻하게 잘 사시면 좋겠어요.” 

아이를 데리고 봉사에 참여한 어머니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가족들끼리만 맛있는 것 나눠먹고 이러는 것 보다 이웃들에게 따뜻한 연탄도 나눠주고 정도 나누고 하는 걸 가르쳐주고 싶어서 지난해부터 참여하게 됐습니다." 


[앵커] 커피와 떡볶이 봉사를 하는 분도 계시다니 독특합니다. 

[기자] 네, 연탄 봉사를 하러 왔다가 다른 봉사자들이 추워하는 걸 보고 커피 봉사를 하게 됐다고 합니다. 

연탄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질 때까지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직접 들어보시죠. 

"커피 봉사는 거의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에 하고 있는데 계속 하다보니까 저한테 어떤 의미 있는 날을 좀 더 가치 있게 보내게 되는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가족들한테도 양해를 구했고. 이 마을이 없어져서 연탄이 필요 없어질 때까지는 아마 매년 크리스마스 때는 이걸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떡볶이 봉사를 하시는 분의 말도 들어보실까요. 

“좋은 일은 항상 같이 해야 되잖아요. 어느 날 우연히 왔더니 좋은 일을 아주 많이 하시 길래 저희도 동참하게 됐습니다.” 


[앵커] 기업들의 후원이 줄었다고 했는데, 연탄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해 15% 올랐고요. 올해도 19.6% 올랐습니다. 

그래서 요즘 연탄을 금탄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지원하는 연탄쿠폰 지원금을 인상했는데요. 

그래도 계속 오르는 연탄값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허기복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한 장에 800원하는데 배달료 포함하면 900원, 천 원 하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내년에 또 100원 인상을 하는 그런 추세니까 연탄가격 너무 올렸습니다. 연탄가격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연탄이 아니고 금탄이라고 할 정도인데 연탄을 더 이상 인상하면 안돼서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고요." 

연탄은행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연탄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앵커] 연탄을 후원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기자] 네, 포털사이트에서 연탄은행을 검색하시면 홈페이지가 나옵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후원 방법을 참고하시면 되고요. 

연탄배달 봉사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올 겨울 유난히 추울 거라고 하는데요. 

에너지 빈곤층이 한파를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도재진 기자의 <심쿵뉴스>, 오늘은 연탄 나눔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도 기자, 잘 들었습니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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