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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땔감’ 연탄공장 가보니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18.12.17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349
'서민들의 땔감’ 연탄공장 가보니
2018.12.15 / 광주일보 / 김한영, 우연재기자



광주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4도 기록한 지난 7일 오후 3시께 광주시 남구 송하동 남선연탄 입구. 

공장에 들어서자 짙게 깔린 어둠을 걷어내는 불빛 사이로 작업을 하고 있던 인부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공장 안은 연탄을 찍어내는 요란한 기계음과 연탄을 차에 싣는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330.58㎡(100평) 규모의 석탄 저장 창고에서 내려온 분탄(粉炭·가루탄) 등이 연탄 크기의 실린더로 들어가자 마자 ‘철컹 철컹 쿵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윤이 나는 새까만 연탄으로 탈바꿈했다.

길쭉하고 굵은 컨베이어 벨트(길이 30m·폭 30㎝)에서 까만 연탄이 일정하게 쏟아져 나오자 10 여명 남짓 작업자는 연탄을 2.5t 트럭에 차곡차곡 쌓았다.
작업자의 얼굴은 땀과 석탄가루로 범벅이 돼 온통 검은색으로 변해있었다.

공장 앞은 연탄을 실어 나가기 위해 광주·전남·전북 등 각 지역에서 온 2.5~3t 트럭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4시 되자 짐칸 가득 까만 연탄을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공장 정문을 빠져나갔다.


과거 대표 난방용 에너지로 각광받던 연탄이 어느 새 에너지 취약계층과 화훼농장 등에서나 쓰는 찬밥신세가 됐지만, 서민들의 추억 속에는 여전히 추운 겨울 따뜻하게 데워준 땔감의 대명사다. 
갑작스런 추위가 찾아오면서 남선 연탄 공장에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었다.

15일 남선연탄과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등에 따르면 1960년대 전국 400여곳에 달하던 연탄 공장이 현재 45곳에 불과하다.
광주의 경우 1950년대 9개의 연탄공장이 있었지만 1966년 정부의 에너지정책 우선순위가 석탄에서 석유로 옮겨가면서 이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은 상태다. 

남선연탄의 생산량은 2015년 1470만 장, 2016년 1134만 장, 2017년 1065만 장 등으로 해마다 크게 줄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연탄 값이 최근 3년 사이 50.8%(300원)가 인상된 800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운송료까지 포함하면 장당 1000원을 넘어선다. 이런 탓에 남선연탄은 올해 연탄 생산량을 지난해(1065만 장)보다 195만 장이 줄어든 870만 장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남선연탄 공장에는 윤전기 23대가 있다. 연탄이 주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던 1980년대 까지만해도 23대의 윤전기를 풀 가동해 한해 1억 50만여 장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금은 윤전기 한 대만으로도 하루 평균 8만 장의 주문 물량을 충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1대만 운영하고 있다. 
남선 연탄 공장의 경우 9월부터 2월까지는 최대 성수기로 주말 휴일을 제외한 오전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다.

반대로 연탄수요가 적은 여름철의 경우 원예·하훼 농가 등의 연탄 주문량을 고려해 일주일 기준으로 하루에서 이틀 정도 공장을 돌리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연탄은 지역내 기초생활수급자, 서민 등이 포함된 3304세대(지난해 광주기준)와 원예·화훼 시설에 전달될 예정이다. 



남선연탄 관계자는 “석탄 값 등도 크게 오르고 지구 온난화 탓에 겨울마저 짧아지면서 해마다 연탄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면서“저렴한 가격으로 따스함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연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위해서 앞으로도 묵묵히 연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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