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피플]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19년전 봉사 시작하며 3시간 이상 잠못자"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송고시간│2016/10/29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주간피플]“19년전 봉사 시작하며 3시간 이상 잠못자 연탄값 100원 오른 올해 그때보다 힘들어”
외환위기때 무료급식소 설립
30만 가구 연탄나눔 등 봉사
가족 잃고 기부 …손길 못잊어
연탄값 14.6% 올라 고민 커
고지대 에너지 취약층 걱정
“공청회 한번 없이 추진 문제
소액기부가 사업지속 큰 힘”
허기복 대표가 이끄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지난 19년 동안 에너지 빈곤층 등 약 30만 가구에 연탄 4,700만장을 무료로 보급하는 등 연탄·쌀 나눔, 무료급식, 장학사업 등을 통해 500억원 이상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 연탄 값 상승과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인한 후원자 감소 등 지금이 설립 초기보다 더 힘든 것 같다는 허 대표를 만나 고민을 들어 봤다.
■연탄가격 인상 최대 고민=허 대표는 500원이던 연탄가격의 100원 상승은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극심한 아픔이라며 답답해 했다.
허 대표는 “지난 4일 연탄가격이 소비자가격 기준 500원에서 573원으로 14.6% 인상됐다”며 “공시가격이 573원이라고 하나 실제 연탄을 구입 하려면 배송료를 포함해 600원이다.
고지대의 경우 700~800원까지도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어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될수 밖에 없다. 연탄사용가구는 하루 평균 5장, 한겨울을 나려면 가구당 평균 800여장의 연탄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민주적인 공청회를 한 번도 거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책임감으로 시작=허 대표는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 한파 때 “한 노인이 너무 배가 고프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서 드렸는데 그때 불현듯 내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졌다”며 “밥이 희망이라는 신념 하나로 아무것도 없이 무료 급식소를 시작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처음 몇 년간은 3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 정말 어렵고 힘들었다. 후원을 하러 다니면서 욕도 먹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힘든 일만큼 보람된 순간도 있다는 허 대표는 백세가까이 된 노인들의 감사의 눈물과 연탄 백만장을 책임 지겠다며 3억원을 후원한 분,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그 아들의 이름으로 후원하신 분들의 마음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 사업이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되길 바란다는 허 대표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연탄은행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소액일지라도 진성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허 대표는 서울장신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취득, 1989년 목사 안수를 받고 현재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 연탄은행전국협의회 회장,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맡고 있다.
강원일보 오윤석기자 papersuk1@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