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기부 '꽁꽁', 값은 오르고 기부는 줄고
송고시간│2016.10.17 21:25
◀ 앵커 ▶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공기가 찹니다.
연탄으로 겨울나야 하는 저소득층가정들은 벌써 난방비 걱정이 한 짐인데요.
올해는 연탄값도 오른데다 설상가상, 기업들의 기부도 움츠러드는 분위기입니다.
박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노원구의 한 달동네에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차곡차곡 손수레에 연탄을 쌓은 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고, 손에서 손으로 한 장씩 연탄을 모읍니다.
"이거는 깨져서 살살..."
[권순임/백사마을 주민]
"너무 고맙죠. 자식들도 그렇게 안 주는데, 너무 감사하죠."
저소득층의 겨울나기를 도와주는 연탄기부는 10월부터 시작됐는데 올해는 예년만 못합니다.
연탄후원단체가 기부를 받기 시작한 이번 달부터 지금까지 들어온 연탄의 개수는 9만 1천 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감소했습니다.
한 장에 5백 원이던 연탄값이 7년 만에 15% 가까이 오른 겁니다.
당장 이 단체만 해도 올해 목표량을 채우려면 3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여기에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기업들의 기부마저 뚝 끊어졌다고 합니다.
[허기복/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기부가) 혹시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나, 기업들의 우려 섞인 얘기를 좀 듣기도 하고...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청탁금지법으로 기부행위가 움츠러든다는 건데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탁금지제도과]
"불우이웃돕기같이 공익목적이고 기부행위와 집행이 공개적ㆍ자발적으로 이뤄지는 등 투명한 절차에 따른다면 사회 상규상 허용됩니다."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 하는 전국 16만 7천 가구 가운데 일부는 에너지빈곤층입니다.
MBC 뉴스 박윤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