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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 ˝에너지 빈곤층 생존에 직격탄˝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16.06.21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1,581

<인터뷰>허기복연탄은행대표 "에너지빈곤층 생존에 직격탄"

 
송고시간 │ 2016/06/21 07:00


"서민, 연탄값 싸서 때는 것 아니다. 생존을 위해 땐다"


(연합뉴스)류일형 기자 = "에너지 빈곤층은 연탄값이 싸서 연탄을 때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땝니다."

 

 

 

정부가 최근 에너지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을 통해 석탄공사 정원 감축과 함께 연탄의 단계적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연탄 가격을 올려 수요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에 '서민 연료'인 연탄을 사용하는 에너지 빈곤층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정부는 저소득층에 지급 중인 연탄 쿠폰 지원금액을 늘려 후폭풍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나 저소득층 가계 부담을 얼마나 덜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다음은 2002년부터 전국 31개 지역 5만 가구에 한 해 750만 장의 연탄을 지원해오고 있는 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60)와의 일문일답.

 

- 정부가 석탄공사 정리를 위해 연탄 가격을 올리기로 했는데

 

▲ 정부정책대로라면 석탄공사 폐업으로 국내 석탄생산은 곧 중단된다. 우선 우리나라 경제 구조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말 석탄이 없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양극화와 고령 인구 증가속에서 연탄사용 에너지 빈곤층은 연탄 대신 비싼 기름을 땔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한마디로 현실성 없는 탁상행정이라 생각한다. 석탄공사 폐업에 대해 노조는 투쟁을 선언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작 연탄을 때는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우려와 염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아 걱정스럽다.

 

- 연탄을 사용하는 에너지 빈곤층의 반응은

 

▲ 서울의 달동네이며 600여 가구가 연탄을 때는 노원구 중계동 104마을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죽으라 죽으라 하는구먼"이라며 탄식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연탄은행이 설립된 원주지역 안수남(92) 어르신은 "누가 연탄을 때고 싶어 때나요? 이렇게라도 살아가려고 하는 건데, 걱정이 앞서지요"라며 말문을 잇지 못하셨다.

 

- 연탄 가격 인상분을 정부서 지원한다는데

 

▲ 전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은 모두 16만8천 가구이며, 이 가운데 정부의 지원을 받는 가구는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만 가구 정도다. 지원금도 연간 300장 정도의 연탄을 살 수 있는 16만9천 원에 불과하다. 고지대 달동네의 경우 장당 배달료 100~150원을 빼면 실제로 공급받을 수 있는 연탄은 100~150장에 불과하다. 대개 각 가정이 10월~4월초와 장마철에 1천 장 정도를 때는 것을 고려할 때 600~700장이 모자란다.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절반 이상의 에너지 빈곤층을 더 말할 나위가 없다.

 

- 연탄 가격이 현실화된다면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는지

 

▲ 현재 장당 600원 수준인 연탄 가격을 현실화한다면 장당 배달료를 포함, 8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900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폐지수집 등으로 기껏해야 월 소득이 10만~60만 원 정도인 에너지 빈곤층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연탄 은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 연탄 가격이 인상되면 정부 지원금 없이 개인이나 기업체 등의 후원으로 저소득층 연탄지원을 벌이고 있는 연탄은행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한정된 후원금으로 가격 인상 후에도 연탄지원량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서울·원주 등 전국 31개 지역 5만 가구에 한 해 750만 장의 연탄을 지원해오고 있는데, 연탄 가격 급등으로 연탄지원량이 많이 줄어들면 저소득 에너지 빈곤층의 냉방살이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 석탄산업 정책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 석탄산업은 에너지 안보와 통일에 대비, 적정성을 유지하고 지속시켜야 한다. 에너지 빈곤층은 연탄이 싸서 때는 것보다 생존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기름ㆍ도시가스 등 대체에너지 지원법을 만들고 농업용 면세유처럼 연탄도 난방용·영업용으로 차등화시켜 인상보다는 면세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연탄 가격 인상 전에 에너지 빈곤층의 목소리를 듣는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 연탄은행에 대해 말씀해달라

 

▲ 2002년 원주에서 연탄이 없어 1주일간 냉방생활을 하시는 할머니를 보고 연탄사용자가 의외로 많은데 놀라 개인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연탄은행을 시작하게 됐다. 서울·부산·인천·전주·대전 등 전국 31개 지역, 키르기스스탄과 중국 동북아 등 해외 3곳 등으로 넓혀 연 5만 가구에 750만 장의 민간 연탄배달운동을 펴오고 있다.

 

 

연합뉴스 류일형기자 ryu62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6/21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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