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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굶는 날이 부지기수였던 경험 16년간 빈민활동의 힘이 됐다”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13.08.21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747
“굶는 날이 부지기수였던 경험…
16년간 빈민활동의 힘이 됐다”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소년의 어머니는 연탄 외상값을 갚지 못했다. 연탄가게 주인은 어머니를 닦달하기 일쑤였고 소년은 이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학비를 내지 못하거나 밥을 굶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소년은 목사가 됐고 빈민활동가가 됐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의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57·사진)는 “친구들이 제 성을 따 ‘허기져’ ‘허기진’이라고 놀려댔다”며 “가난의 경험이 16년간의 빈민활동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1994년 서울의 한 교회 담임목사직을 뒤로하고 강원 원주시의 한 시골교회로 향했다. 목사 사례비도 제대로 줄 수 없는 곳이었지만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리라’는 신학생 시절의 맹세를 지키기에는 적합한 곳이었다. 그는 외환위기로 노숙자가 넘쳐나던 1998년 4월 원주 쌍다리(원주교) 밑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했고 2002년에는 연탄은행을 세웠다. 허 대표는 “한 장에 250원하던 연탄값이 없어 냉방에 떨고 있는 할머니를 봤다”면서 “여러 후원자들과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연탄은행은 서울·부산·인천·대구·전주 등 전국으로 확산돼 33호점까지 설립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 해외 1호점도 만들어졌다. 그간 지금까지 나눈 연탄은 7억6000만여장. 매년 4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손을 보탠다.
허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에 기댄다. 그는 “정부 등의 도움에 의존하면 예산에 따라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자발적인 힘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움에 기대는 다른 이유는 시민들의 숭고한 마음을 믿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고아로 자라 평생 남의 도움만 받던 80대 할머니가 후원비를 내고 첫 월급 전부를 고스란히 기부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위대함을 본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오는 3월 원주에 ‘만원감동 행복센터’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노인일터제공, 무료 진료, 노인 공부방 등 노인복지 서비스가 이뤄지는 곳이다. 5만명의 시민이 14억6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이룬 성과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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